희곡 <제향날> ▲ 👻: 클릭하면 지만지드라마 소개 링크로 넘어가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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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3일 앞두고 공부에 여념이 없던 유령이. 그간 수능에 출제되었던 문제들을 훑어보던 중, 흥미로운 희곡 하나를 발견했다는데?
👻: 오늘은 냉소적인 표현과 풍자의 대가인 채만식의 희곡 <제향날> 이야기를 들려드릴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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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과 절망 사이에서 🆚
채만식은 한국의 근현대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1902년 출생해 47년의 짧은 생애를 지낸 그는 소설, 희곡, 동화, 수필, 평론 등 장르를 넘나들며 무려 200편의 작품을 써냈는데요. 교과서에도 실려 우리에게 익숙한 <레디메이드 인생>을 포함해 <탁류>, <태평천하>, <미스터 방> 모두 그의 손끝에서 탄생했죠. 채만식은 일제 강점기의 시대상을 실감 나게 묘사하며 당대의 사회적 상황을 냉소적인 어조로 풍자했어요. 특히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인텔리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레디메이드 인생>은 사회문제를 날카롭게 꼬집으며 현시대까지도 많은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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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은 냉소적 풍자문학으로 식민지 시대를 비판하곤 했지만, *독서회사건 이후에 친일 작가의 길을 걷게 돼요. 하지만 그는 광복 이후 <민족의 죄인>이라는 중편소설을 펴내며 자신의 친일 행적을 반성하는 면모를 보이죠. 이 책에서 그는 친일 행위에 빠지게 되는 과정과 친일 행위를 통해 느낀 자괴감을 일관되게 묘사하고 있어요. 후대의 평가가 다른 친일 작가에 비해 긍정적인 편인 이유도 이러한 자기반성 덕이죠. 광복 이후에는 <미스터방>, <논이야기>, <이상한 선생님> 등 남한의 상황을 풍자한 소설을 남기기도 했다고.
*독서회사건: 1929년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조직된 항일 학생 운동 단체인 독서회에 전라남도 화순 지역의 학생이 참여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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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령이도 문학을 공부하면서 채만식이라는 이름을 자주 본 것 같아령! 그런데 그가 희곡도 집필했다고 하는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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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승되는 저항의 불씨 🔥
다작 작가인 채만식은 26편의 희곡을 펴냈어요. 그 중 오늘 소개할 희곡 <제향날>은 3막 7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1937년 월간 잡지 *<조광>에 발표되었죠. 작품은 1937년, 할머니 최 씨가 남편 김성배의 제삿날 외손자 영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따라 무대에서 과거 사건이 펼쳐지며 시작돼요. 동학농민운동을 배경으로 한 1막은, 동학군 *접주 김성배가 동학농민운동에 가담한 후 죽임을 당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이야기가 끝난 후, 최 씨는 영오의 채근에 못 이겨 아들의 이야기를 시작해요. 3•1운동을 주도하다가 상해로 피신한 뒤 소식이 끊어진 최 씨의 아들 영수의 이야기로 2막이 진행되죠. 3막에서는 영수의 아들 상인이 사촌 동생 영오에게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들려주며 극이 마무리돼요.
*조광: 일제강점기인 1935년 10월에 창간된 월간 잡지. 초기에는 순수 문예 창작물 중심이었으나 37년 이후 친일 성향이 강해짐.
*접주: 동학(東學)에서, 교단(敎團) 조직인 접(接)을 주관하는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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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극단 <제향날>, 출처: THE M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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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향날>은 근대 투쟁의 역사를 한 집안의 내력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에요. 최씨의 남편 김성배, 아들 영수, 손자 상인은 각각 동학농민운동, 3•1 만세 운동, 일제강점기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한 이들을 대표하죠. 이러한 저항의 계보는 최씨의 이야기 형식으로 전달되며, 마지막 상인이 언급하는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는 저항 정신이 후대에까지 계승될 것임을 암시해요. 최씨의 이야기에 따라 무대에서 과거 사건이 플래시백처럼 펼쳐지는 독특한 희곡 형식은 당대 희곡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형식이었는데요. 신파극과 같이 강한 서사를 통해 순행적으로 극을 이끌어갔던 기존 희곡과는 다르게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여러 시점을 보여주려는 시도 자체가 획기적인 작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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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시대상이 담겨있는 작품이네령! 그런데 프로메테우스 신화는 뭐예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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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형벌에도 불구하고, 프로메테우스 🦅
작품의 3막에서 상인이 사촌 동생 영오에게 들려준 프로메테우스 신화에는 이 작품의 주제가 함축되어 있어요. 프로메테우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티탄족으로, 신만이 소유할 수 있었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준 인물이에요. 불의 도움으로 인간은 비로소 기술과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신의 명을 어긴 죄로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영원의 형벌을 받게 되죠. 이런 프로메테우스는 저항의 상징이자 희생을 감수하고 책임과 의무를 실천으로 옮긴 사람을 비유하기도 해요. <제향날>의 김성배, 영수, 상인이 모두 프로메테우스였던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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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다양한 작가들이 프로메테우스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해요. 대표적으로 윤동주 시인의 <간>에서도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인용했죠. 화자는 프로메테우스를 통해 육체적인 고통을 감내하고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어요. 이처럼 프로메테우스는 당대 작품에서 억압되고 모순된 현실에 저항하는 상징으로 종종 쓰이곤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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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항의 상징인 프로메테우스라니 엄숙한 마음가짐이 유령이한테도 느껴져령! 이번에도 지만지드라마 편집자님께서 칼럼을 남겨주셨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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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대학수학능력평가가 처음 실시되었지만 희곡이 출제된 건 2001년 들어서였습니다. 당시 출제작은 오영진의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였습니다. 친일파 이중생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었죠. 이후로 희곡은 4~5년에 한 편씩 출제되고 있는 듯합니다. 채만식의 <제향날>은 2016년 수능 출제 작품이고요. 교과서에도 희곡은 한두 편 소개되는 정도이니 소설, 시에 비해 비중이 크다고는 할 수 없죠.
영화 <더 리더>(베른하르트 슐링크 소설 원작)에는 소년(마이클)이 연인(한나)에게 학교에서 배운 문학을 읽어 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에 <에밀리아 갈로티>, <간계와 사랑> 같은 희곡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일상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묵직한 희곡의 존재감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도 학교에서 좋은 희곡을 읽을 기회가 더 많아지면, 희곡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일이 더 자연스러워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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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아요!
벌써 수능이 3일 밖에 남지 않았다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르네요.
수능을 앞둔 과거의(혹은 미래의, 혹은 현재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 주고 싶나요?
👻: 수능을 앞둔 수험생 여러분, 유령이가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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