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동요 🎵

정체불명의 사람에게 초대를 받아 무인도에 모인 8명의 사람들. 도착한 섬에서는 하인 부부 둘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집주인을 기다리며 각자의 방에서 쉬던 그들은, 열 명의 인디언들이 죽어나가는 동요가 적힌 것을 발견하는데요. 기분 나쁜 동요라고 생각은 들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저녁 식사를 하던 중, 동요의 가사처럼 한 청년이 목이 막혀 사망해요. 이후 응접실에는 정체불명의 목소리로 이곳에 모인 이들이 과거에 저질렀지만 심판받지 않은 범죄들이 울려퍼지죠. 거센 폭풍우 때문에 무인도를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서서히 조여오는 압박감에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고.

내 손에서 나온 추리극의 A to Z ✍

누계 판매 부수 1억 부를 돌파하며 역대 추리 소설 중 판매 1위를 달성한 이 작품의 작가는 영국의 소설가 애거서 크리스티예요. 그녀는 모든 장르를 통틀어 역사상 가장 많은 소설을 판매한 작가로, 그 수는 20억 권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던 크리스티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해 가정형편이 악화되고 아버지까지 잃게 돼요. 유일한 보호자였던 어머니는 딸이 글을 배우는 것에 반대해 열다섯 살까지도 정규교육을 시키지 않았지만, 그녀는 혼자서 글을 읽고 상상 속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창의력을 키웠죠. 이는 그녀가 훌륭한 추리작가가 되는 데에 탄탄한 기반이 되어주었어요.

그녀의 소설에서 단연 최고라고 평가받는 건 인상적인 등장인물인데요. 그녀는 친근하면서도 위엄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지인들을 꼼꼼히 관찰했고, 이러한 노력 끝에 탄생한 포와로*와 미스 마플*은 큰 사랑을 받았죠. 그러나 범죄극 특성상 현실 속 사람들의 특성을 대입하기엔 많은 한계가 있었다고 해요. 이에 크리스티는 지인에서 나아가 공공장소에서 보고 만난 낯선 사람들에도 주목하고, 그들의 유사성을 도출해서 허구의 캐릭터를 만들었는데요. 이렇게 독창적인 캐릭터들이 모여 만들어진 그녀의 작품과 설정은 이후 많은 범죄극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포와로: 크리스티 세계관 최초의 메인 캐릭터인 벨기에 경찰 출신 탐정.

*미스 마플: 사건 수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도 직관과 추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온화한 할머니 캐릭터.  

연극 <산장 마차푸차레>는 연출가와 작가가 함께 다녀온 히말라야 등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요. 이들은 히말라야 이곳저곳에 붙어있던 실종자 포스터를 보고, 이곳은 범죄가 일어나도 아무도 알 수 없는 곳임을 실감했죠. 이러한 공간적 배경을 바탕으로, 극한의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표현하고자 했죠. 눈보라로 인해 히말라야 한 가운데에 고립된 조난자들은 사회적 외피를 벗고 본능적인 욕망에 따라 행동하는데요. 어떤 사람들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이기심이 폭발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평정심을 유지하며 인간애를 발휘하기도 한다고.

다양한 소품들이 연극에 재미를 더한다면, 궁극적으로 연극의 마침표를 찍는 것은 배우들의 힘찬 연기와 역동적인 움직임이에요. 등장인물들은 히말라야를 등정하기 위해 무대 곳곳에 놓인 도구들을 피해 지나가기도 하고, 어두컴컴한 길을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서 한 발짝씩 전진하기도 하죠. 자칫 1차원적으로 보일 수 있는 오브제들은 배우들을 만나 유치하지 않게 관객에게 전달된다고 해요. 또한, 산장 속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배우들이 각자 다르게 받아들이며 다양한 인간 군상을 실감 나게 전달한다고.   

💁‍♀️ 안윤재 (서명희 역): ‘고통’. 고통 속에서 벗어나고자 산을 올랐던 명희는 새로운 희망이 보이자마자 또 다른 고통 속에 놓이게 됩니다. 명희는 언제쯤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 노현주 (최배호 역): ‘타인’. 그 누구도 나의 온전한 편이 될 수도 없고, 나 또한 그 누구의 편이 될 생각이 없습니다.

💁 이치중 (계한길 역): ‘이방인’. 모든 관계를 부정당해 마지막을 향해 걸어가는 한길은 이곳 히말라야에서도 이방인일 뿐입니다.

💁‍♀️ 강은해 (한예림 역): ‘안녕’. 우리가 흔히 쓰는 인사말이 사실 상대의 편안을 기원하는 말인 것처럼, 예림은 흔한 여대생처럼 보이지만 늘 본인의 안녕을 바라고 있습니다. 

💁‍♀️ 제현유 (싼따): ‘잡초’. 밟아도 밟아도 죽지 않는 잡초처럼 어떠한 위기가 찾아와도 싼따에게는 다 살아나갈 방법이 있다

무대가 끝나면,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연극 기반 소셜 살롱 <혜화동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