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대신 감옥에 들어갈 수 있다? 없다?

영화 <안티고네> & 연극 <안티고네 : 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

2022.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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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1장의 연기 클래스를 들은 유령이. 한 작품을 끝내고 새로 연습할 작품을 찾던 중,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을 만났다는데?

👻: 오늘은 고대 그리스 비극 안티고네를 재해석한 영화 <안티고네> 이야기를 들려드릴게령! 레터 하단에는 연극 <안티고네 : 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의 40% 할인 혜택이 준비되어 있어령~

▲ 영화 <안티고네>, 출처: 네이버 영화

심장이 시켰다 🫀

어린 시절 알제리 내전으로 부모를 잃은 안티고네는 가족과 함께 퀘벡에 정착해서 살고 있어요. 이민자임에도 그들은 다른 가족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죠.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며 그녀의 운명이 흔들리기 시작하는데요. 범죄 조직원들과 놀고 있던 작은오빠 폴리네이케스가 갑자기 경찰에 체포되고, 이에 항의하던 큰오빠 에테오클레스는 경찰의 오인 사격으로 사망한 거죠. 게다가 전과가 있던 작은오빠는 캐나다에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해요. 알제리로 돌아가는 것만은 막고 싶었던 안티고네는 오빠 대신 본인이 감옥에 들어가기로 결심하죠.

▲ 영화 <안티고네> 중 그래피티, 출처: 네이버 영화

그러나 이후 그녀가 대신 감옥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재판에 오르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아요. 안티고네의 변호사는 선전전*을 펼쳐 유리한 상황을 선점하자며 그녀를 설득하죠. 그렇게 이민자라는 이유로 경찰의 총에 맞아 죽은 큰 오빠와, 감옥에 간 작은 오빠의 이야기는 SNS를 통해 퍼져나가는데요. 사건의 진실을 안 대중들은 재판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해요. 그리고 안티고네가 자신이 대신 감옥에 들어온 이유로 말한 “심장이 시켰다 ”라는 발언은 상징적인 문구가 되어 세상을 흔들죠. 과연 안티고네는 이민자 가족으로서의 삶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선전전: 대중매체를 동원하여 구성원의 판단, 관심 등을 간접적으로 일정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것.

👻: 이민자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죽임을 당하다니 너무 부당해령!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익숙한데령?

▲ 소피 데라스페, 출처: Wikimedia Commons

코러스의 시대 📱

영화 <안티고네>는 소포클레스의 그리스 비극 ‘안티고네’를 재해석한 작품이에요. 감독 소피 데라스페는 20대 시절 ‘안티고네’를 읽고, 2,500년 전에도 이토록 영민하고 젊은 여성 캐릭터가 존재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고 해요. 그레타 툰베리*처럼 현대에도 사회가 불공평하다고 느낄 때, 또는 사람들이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맞서 싸우는 젊은 여성들은 언제나 있었던 거죠. 그리고 2008년 퀘벡에서 벌어진 ‘경찰 오인 사격 사건’을 모티브로, 고전 희곡의 인물들을 더해 영화를 완성했다고.

*그레타 툰베리: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 안티고네, 출처: WIkimedia Commons

<안티고네>는 원작을 알지 못해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지만, 알고 보면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모든 등장인물의 이름이 원작의 이름과 같은 이유는 신화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그리스 비극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하려 한 시도였다고 해요. 또한, 원작과 마찬가지로 영화 전반에 걸쳐 코러스가 개입하는데요. 그리스 비극에서 코러스는 인물의 행동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등장인물의 상황에 관해 설명하거나, 그들의 심정을 표현하는 역할을 했어요. 데라스페는 현대 사회의 SNS가 코러스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이를 영화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고.

👻: 안티고네의 가족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령… 그런데 대학로에도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연습하는 학생들이 있다구령?

▲ 연극 <안티고네 : 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 공연 사진, 극단 제공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

‘안티고네’ 공연 연습이 한창인 어느 고등학교의 연극반. 오늘 연습할 장면 속 안티고네는 스스로 장님이 된 아버지 오이디푸스의 최후를 지켜보고 고향으로 돌아오는데요.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삼촌 크레온에 의해 반역자가 되어,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버려진 오빠의 시신이었어요. 안티고네는 삼촌이자 왕인 크레온의 말을 거역하고 죽은 오빠의 장례를 치르죠. 공연 연습이 계속될수록 학생들에게는 의문이 생겨요. ‘과연 안티고네는 무엇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하는 걸까?’, ‘죽음이 무섭지 않나?’ 등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하죠.

▲ 연극 <안티고네 : 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 연습 사진, 극단 제공

<안티고네 : 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어요. 공연을 연습하는 연극반 학생들의 이야기 속에 그리스 비극 안티고네의 이야기가 진행되죠. 공연을 연습하던 학생들은 떠오르는 질문에 답을 찾고자 노력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요. 이 연극은 학생들이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말들을 해석하고, 목격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요. 살아간다는 것은 “멈추지 않고 질문을 던지며 목격하고 생각하는 일 ”이라는 생각을 이 시대의 청소년들,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새에 어른이 되어버린 이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 고전을 연습하면서 떠오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거군령~ 연극에서 그 과정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너무 궁금해령!

▲ 연극 <안티고네 : 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 공연 사진, 극단 제공

힘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

연극 <안티고네 : 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는 움직임에 특히 집중했어요. 크레온과 안티고네의 대사들을 모두 움직임으로 표현했는데요. 예를 들어, 안티고네가 가치라는 단어를 말할 때 무대에 함께 서 있는 코러스들이 동시에 가치라는 단어를 움직임으로 전환해요. 이러한 움직임들은 단어가 나오게 된 맥락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배우들이 그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고 고민하는지까지도 담고 있죠. 코러스들의 눈빛과 움직임에 주목한다면 관극의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연극 <안티고네 : 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 공연 사진, 극단 제공

<안티고네 : 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의 무대는 강철로 이루어져 회전하는 사각의 프레임인데요. 사각형의 프레임을 통해 논쟁의 구조를 표현하고, 회전을 통해 인물들 간 힘의 균형을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었죠. 안티고네와 크레온 사이에 힘의 차이와 균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무대를 회전하고 멈추는 지점을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해요. 관객 모두가 각자 생각하는 어른의 의미와 삶의 가치 등 우리가 자연스레 연대할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 놓을 수 있도록, 이번 공연이 촉매의 역할이 되길 바란다고.

👻: 유령이가 이번에도 직접 극단 춤추어라 빨간구두야와 인터뷰를 진행했어령!

👻: 청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봤을 때의 차이점이나 장점이 있을까령?

💁: 솔직함과 순수함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하지 않은 친구들의 솔직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솔직하게 저희에게 전달됩니다. 그게 청소년기에 강하게 내뿜어낼 수 있는 순수함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질문하며 자신이 본 것을 외면하지 않는 모습과 상대가 사회적, 물리적으로 대적할 수 없는 상대일지언정 즉발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이 작품에 녹아있습니다.

👻: 공연에 대한 가치관이나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으실까령?

💁: 춤추어라 빨간구두야는 작품과 맞닿아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조급함에 쫓기지 않으며 세상의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고, 우리의 작은 내면의 소리에 솔직해질 수 있는 작품. 그런 창작물을 만들어 아는 척 허세 부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으며 관객들과 함께 재미있게 뛰어놀 것입니다.

👻: 춤빨의 추후 공연 계획이 궁금해령~

💁: 하반기에 춤빨의 새로운 순수창작극을 강원도 화천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입니다. 그리고 그 공연을 서울에서 다시 선보일 수 있도록 공연장 섭외단계에 와있고 내년엔 더 다양한 관객층,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또 다른 투어공연을 개발 중입니다. 춤빨은 항상 진심으로 작품을 만들고 무대 위에 오르고 관객들과 만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유령이가 플로터들을 위해 <안티고네 : 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 할인 혜택을 가져왔어령~